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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으로 만든 볼펜입니다. 정은(sterling silver)이기 때문에 제작 과정은 까다롭지만, 강도와 색이 좋아 사용하기에 편합니다.

 

 

걸쇠를 이용해서 심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볼펜 심 이외의 모든 부속과 본체는 은입니다.

 

 

볼펜 심의 각도와 이어지는 잘 정돈된 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걸쇠는 아주 단순하고 원시적인 장치이지만,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고장의 염려가 없습니다.

 

 

따뜻하고 밝은 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매일 쓰면 쓸수록 광택이 좋아집니다.

 

심현석은 처음에는 직접 쓰기 위해서 이 볼펜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5년째 이 볼펜 하나만을 쓰고 있습니다. 늘 소중하게 가지고 다니면서 애용합니다. 그러다보니 더 밝고 반질반질해졌습니다. 은 제품은 계속 써 주면 오히려 본연의 빛을 잃지 않습니다.

 

 

세 가지의 길이가 있습니다. 제일 짧은 것은 조금 더 두껍습니다. 심현석은 물건을 만들 때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실험하기 때문에, 자세히 살펴보면 미세한 차이가 느껴집니다. 그래서 각기 고유성이 있습니다.  

 

 

가장 짧은 볼펜을 쥐었을 때의 모습입니다. 대단히 앙증맞은 크기입니다.  

 

 

가장 긴 볼펜을 쥐었을 때의 모습입니다. 무난한 크기입니다.

 

 

작은 드라이버나 손톱 등을 이용해서 나사를 풀면 쉽게 분해되어 볼펜 심을 갈 수 있습니다. 평생을 쓰고도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는 볼펜입니다.

  

 

제조년월과 생산자의 사인, 소재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진은 초접사 렌즈를 이용하여 더 도드라져 보이도록 찍었으나, 실물에서는 사실상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작고 약하게 새겨져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대단히 아름답고 실용적이며 튼튼한 볼펜입니다. 또한, 세상에 몇 개밖에 없는 물건이지요. 

 

 

은에는 따뜻한 성격이 감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다른 금속처럼 차갑고 날카롭게 보이지만, 만져보면 부드럽고 포근하게 나의 체온이 전달됩니다. 당신도 이 볼펜을 쥐어보게 된다면, 남은 평생 다른 필기구는 별로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